손가락 틈새로 흐른 모래알들을 구조하러 가자...

  “Wouldn't the world be better off if we took nonsense seriously?”

  미국의 록 밴드 Tally Hall의 노래 <Hidden In the Sand>에 사용된 사운드를 역재생하면 나오는 대사이다. 누군가를 완전히(또는 “잘") 이해하는 것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심하게 사랑하는 이들에 관한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치거나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들, 바닷가에 버려진 낙서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마음인 세계를 그려내고 싶었다.  2013년 <이모션>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거울 촉각 공감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통제 집단에 비해 두려움은 더 정확하고 민감하게 인식하고 반응했지만, 행복이나 혐오의 감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두려움은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뉴스, 만화, 영화, 광고 등은 매끈하고 선명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반대로 부러 숨기는 것, 부러 흐리게 하는 것, 부러 날카로운 보호색을 두르는 데서 시작한다. 이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들, 말끔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들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타인을 멀리서 관찰하고, 그를 이해하는 대신 선명히 감각하려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의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첩을 통해 모호하게 만드는 행위와 얇은 레이어를 쌓아 하나의 시선을 만들어내는 일은 파도처럼 몰려 오는 시간에, 몰려 오는 두려움에 경도되지 않고 대안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이다.

  돌멩이가 모래알이 될 때까지 알알이 쓰다듬는 과정을 거치며, 모래사장에서 한 움큼 집어들었을 때 시간의 흐름만큼 새어나가는 모래알에 슬퍼하며, 세상에 대한 인식은 완벽한 정복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를 통해 점차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돌멩이가 모래알이 될 때까지 알알이 쓰다듬으며, 손가락 틈새로 흐른 모래알들을 구조하러 가자. 선명한 완결을 위해 버려지는 것들을 구조하러 가자. 오늘날 넘치는 정보 속 쉽게 읽어낼 수 있으나 동시해 온전히 이해하는 것과 같을 수 없는 타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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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in the Sand>

2024.02.13- 02.25
 12:00 - 18:00
TYA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5길 28)




Elevator Scene, 2024. Mixed media on linen, 95x165cm.


Side A, 2024. Mixed media on canvas, 72.2x60.6cm.
Side B, 2024. Mixed media on canvas, 72.2x60.6cm.



NO ONE KNOWS MY FEAR, 2024. Mixed media on linen, 165x195cm.



Never Regret Anything, 2024. Mixed media on cotton, 165x300cm.



Sin Bless You, 2024. Mixed media on Pannel, Dimension variable.



Save Me, 2024. Mixed media on linen, 53x33.3cm.



Strange Room